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부채 한도 협상이 길어지면서 미국 디폴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미국 부채 한도가 정점에 다다랐고, 바이든 정부가 의회에 부채 한도 상향을 요청했지만, 공화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디폴트의 뜻, 미국 디폴트 위기, 부채 한도 협상이 어려운 배경, 미국 디폴트 가능성 등을 살펴보자.
디폴트는 무엇이고, 미국 부채 한도는 또 무엇인가?
디폴트의 뜻
디폴트(default)는 ‘채무 불이행’이라는 뜻으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보통은 국가가 빌린 돈의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채무 불이행을 디폴트라고 많이 표현한다. 비슷한 표현으로 모라토리엄(moratorium)이 있는데, 모라토리엄은 지금 ‘돈이 없어서 갚지 못하지만 조금 기다려 달라’ 정도의 뉘앙스라면 디폴트는 ‘나 앞으로도 돈이 없을 거니까 배 째’라는 강한 뉘앙스라고 보면 된다.
디폴트가 되는 것은 쉽게 말해 국가가 부도 처리된다는 말이다. 미국이 디폴트 즉, 국가부도에 직면해 있다는 얘기인데 미국으로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미국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연 미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미국 부채 한도와 미국 디폴트 위기
2014년~2018년 1월까지 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루이즈 옐런(Janet Louise Yellen) 현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의 국가 부채 한도를 의회에서 올려주지 않으면 6월부터는 미국이 문을 닫게 된다고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현실이 된다면 공무원들은 일을 멈추게 되고 심하면 국가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돈을 쓰려면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발행해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게 되는데, 국채 발행으로 빌리는 돈은 원금과 이자를 정해진 날에 줘야 하는 국가 부채이다.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국채를 발행하면 국가 부채가 무제한으로 늘어날 수 있으니까 국가 부채 한도를 법으로 정해둔다. 하지만 국회에서 양당이 서로 합의하면 국가 부채 한도를 늘릴 수 있게끔 되어 있다.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금은 덜 걷히고, 돈은 많이 써야 해서 국채 발행을 계속 늘렸다. 계속 늘리다 보니 더 이상 늘릴 수 없는 부채 한도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사실 국가 부채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한도를 정해두더라도 현실적으로는 그 한도에 언젠가는 도달하게 되어 있다.
민주당 정부가 공화당에게 부채 한도를 높이자고 했더니 공화당이 거절하면서 맞서고 있다.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정부가 쓸 돈이 없게 되고, 공무원들과 군인들에게 월급도 못 주고, 미국 정부가 문을 닫게 된다. 또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국가부도인 디폴트가 된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고, 정부가 지출을 삭감해야만 부채 한도를 높여 주겠다는 태도이고, 바이든 정부는 지출 삭감이라는 조건 없이 부채 한도를 높여 주라고 요구하며 서로 강하게 대치하고 있다.
미국 디폴트는 진짜 일어날까? 미 양당의 계산
옐런 재무장관의 엄살?
옐런 장관은 지금 상태로 가면 6월 1일에 미국 정부가 문을 닫게 되니 의회에서 시급히 부채 한도를 올려야 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옐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는 분위기다.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수입과 지출을 따져볼 때, 실제로 미국 정부의 돈이 바닥나는 시점은 7월 말에서 8월 중순 정도로 보고 있다.
옐런 장관이 6월 1일이라고 날짜를 당겨서 얘기하는 것은 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한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해석하는 분석이 많다. 옐런 입장에서는 엄살을 좀 피워서 빨리빨리 합의하도록 만들어보자는 의도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디폴트를 볼모로 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속셈은?
현재의 국가 부채 한도와 디폴트 위기는 사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서로 자기에게 유리한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기 위해 야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대선이다. 민주당은 내년이 대선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합법적으로 부채 한도를 늘려서 그 돈으로 국민이 좋아할 것 같은 분야에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공화당으로서는 정확히 반대편에서 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는 바이든 정부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국가의 자금을 볼모로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국을 끌고 가기 위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디폴트는 정말 일어날까?
이론적으로는 미국 디폴트가 정말 일어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미국 디폴트 이슈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계속 발생한 사안이고, 그때마다 양당은 합의했다. 2011년 오바마 정부 때도 국가부도 이틀 전에 합의했다.
그 당시에도 미국 디폴트 이슈로 시끄러웠고, 극적으로 합의가 되긴 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잠시 출렁였다. 이번에도 디폴트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
공화당의 입장은 매우 강경하다. 바이든 정부가 국방비, 의료비, 친환경 사업 등에 너무 마음대로 돈을 쓰고 있고, 어떻게든 바이든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양측이 합의하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양보하여 예산을 삭감하는 쪽으로 예상한다.
예산 삭감을 하게 되면 해당하는 산업은 아무래도 위축이 될 것이고, 주식 등 금융시장에서도 이 부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의료비, 친환경 사업, 헬스케어 산업 등이 거론되지만 어느 산업이 영향을 받을지는 사실 모른다. 미국 양당의 고래 싸움에 금융 시장의 새우 등이 터지게 생겼다.
미국의 디폴트 위기에 대한 보도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부채 한도 협상을 둘러싼 이해관계와 뉴스에 보도되는 미국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 이런저런 배경을 살펴보았다. 국제뉴스는 해외언론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번역해서 옮기는 경우가 많아 해설이 없이는 속사정을 이해하기 힘들다. 해외뉴스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내용을 본 후에 앞으로 발생하는 미국 정치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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