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타월이 왜 이렇게 짧아졌지? 생활 용품을 사용하다 보면 갑자기 용량이 줄어들어 당황할 경우가 있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제품의 양이 적어져 실제로 가격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최근 기업들이 이런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종종 보도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과 이와 유사한 스킴 플레이션의 뜻과 사례를 살펴보자.
슈링크플레이션 스킴플레이션의 뜻과 꼼수 마케팅 사례
슈링크플레이션 뜻과 유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shrink(줄어들다)와 inflation(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기업이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제품의 수량, 크기를 줄이거나 낮은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여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에 원자재 투입량이 낮아져 실제로는 가격을 인상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은 변함없지만 실제 사용량이 적어지거나 품질이 떨어진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뒤통수를 맞는 격이다.
이 용어는 2015년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트위터에서 처음 쓰기 시작한 말로 당시 코카콜라와 펩시사가 캔의 크기를 줄여 교묘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을 빗대어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하였다.
슈링크플레이션 실제 사례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2023년 12월 13일 서울경제 보도) 최근 1년 간 9개 품목 37개의 상품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눈치가 보여 가격을 올리지는 못하니까 제품의 양이나 크기를 줄이거나 품질 낮은 값싼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인데 현행법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말로는 고객 우선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슈링크플레이션의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자.
이번 소비자원의 조사에서는 전체적으로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20%까지 용량을 줄이는 경우가 아래 제품에서 조사되었다.
-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
-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2개 묶음 상품)
- 서울우유의 체다치즈 20매 상품과 15매 상품
-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개 상품
- 가정배달용 제품인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 상품
-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 해태 고향만두
-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비큐바
-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
이 중에서 바프와 연세우유는 용량 변경을 자사몰이나 홈페이지에 공지하였다고 하고, 일부 제조사는 이 제품들이 포장재나 레시피가 변경된 리뉴얼 제품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아래 자료를 참조 바란다.
스킴플레이션 뜻과 사례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은 skimp(인색하게 굴다)와 inflation(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가격은 그대로이지만 값싼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소비자 입장에서 기존 가격에 상응하는 품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들은 원가를 줄일 수 있으므로 가격을 인상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스킴플레이션은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주스 과즙의 원가가 오르자 과즙 함량을 기존 100%에서 80%로, 기존 함량이 80%인 제품은 45%로 줄였다. 진한 오렌지 주스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희석된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된다.
치킨 브랜드 BBQ도 2023년 11월부터 튀김용 기름의 절반을 단가가 낮은 해바라기유로 교체했다. 원래 '100%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만을 사용했지만,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리브유 50%, 해바라기유 50%의 '블렌딩 오일'을 사용한다. 100% 올리브유 서비스를 받던 소비자들은 어느새 좀 다른 오일에 튀겨진 치킨을 먹게 된다.
미국 퀘이커(QUAKER) 사의 'Dipps 초콜릿칩 그래놀라 바'는 예전에는 포장지에 '초콜릿맛(chocolate)'이라고 적었지만 이제는 슬쩍 '초콜릿 같은 맛(chocolatey)'으로 바뀌었다. 알고 보니 초콜릿 코팅 원료인 코코아 버터가 값싼 팜유로 바뀌어 있었다. 포장지 오른쪽 위에 “진짜 밀크 초콜릿으로 만들었다”던 문구도 사라졌다. 소비자는 우롱당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해외 슈링크플레이션 규제
해외에서는 이러한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프랑스 까르푸나 독일 네토(Netto)는 가격은 그대로인데 용량이 줄어든 제품에는 자체적으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스티커를 판매대에 붙이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제품의 중량 변화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법률이 제정되어 제조자는 제품 용량이 달라졌을 경우 6개월 동안 '새로운 무게(NOVO PESO)'라는 표기를 해야 한다.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
현재 우리나라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을 신고할 수 있는 곳은 한국소비자원이다. 아래 경로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 한국소비자원(https://www.kci.go.kr) > 고객참여 > 슈링크플레이션 신고
우리나라도 이제 슈링크플레이션이나 스킴플레이션과 같은 꼼수 마케팅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그동안 지적되어 온 문제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어주길 바란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이러한 꼼수들을 쓰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이고, 사실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슈링크플레이션이나 스킴플레이션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런 꼼수들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의 이익보다 고객과의 소통을 바라보는 경영 철학을 가진 기업이라면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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