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모

2023년 피치 vs 2011년 S&P 미국 신용등급 강등, 미국 신용평가사 주가 영향

메모한장 2023. 8. 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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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일 미국의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린 여파로 8월 2일 미국 뉴욕 증시가 크게 내렸고(나스닥 2.17% 하락, S&P 1.38% 하락, 다우지수 0.98% 하락),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코스닥 3.18%, 코스피 1.9% 하락하며 흔들렸다. 피치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내린 이유와 금융시장의 반응, 미국 금리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보자.

 

 

미국 신용등급 하락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 조정 소식을 살펴보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주가 하락

 

 

 

 

무디스, S&P와 함께 미국 3대 신용평가사의 하나인 피치(Fitch)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트리플 에이)에서 AA+(더블에이 플러스)로 한 단계 내려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12년 만의 일인데, 12년 전인 2011년에는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고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린 적이 있다. 당시 미국 주가가 15% 이상 폭락했고, 우리나라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본 유출 때문에 비상이 걸렸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주가도 6 거래일 만에 17%가 하락했던 트라우마가 있어 이번에도 혹시 그런 일이 벌어질까 봐 금융시장이 술렁술렁하고 있는 것이다.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린 이유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는 (1) 미국 정부의 부채가 매우 걱정되는 수준으로 많아지고 있고, (2)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정부의 부채가 상당히 많은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고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도 2025년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매년 추가로 지는 빚이 줄어들기는커녕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게 걱정인 것이다. 미국 정부의 부채는 이론적으로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 갚으면 되니까 부도를 낼 가능성은 없지만 그래도 재정 적자가 늘게 되면 미국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 우려된다.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 문제 말고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3) 여당(현 민주당)과 야당(현 공화당)이 늘어나는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어떻게 줄일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매번 부채 상환을 두고 대립만 하고 있어 앞으로 해결기미가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이 돈을 못 갚을 가능성은 없으나 올해 5월처럼 여야가 주기적으로 부채 한도 협상을 두고 대립하다가 정부의 재정 잔고가 바닥나면 미국 국채의 만기가 돌아올 때 돈을 못 갚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등급을 한 단계 내린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반응

금융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시장 참여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아진 일이 곧바로 다른 큰 일을 만들지는 않겠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당장 8월 2일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아시아 증시가 하락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도 소폭(1.15% 14.7원 상승) 상승했다. 미국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낙관론 - 건실한 미국 경제

하지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는 지금 상황이 2011년 정도로 시장이 놀라는 것 같지는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이 내려간 게 처음도 아니고 피치가 이번에 하향 조정하는 건 5월 정도에 이미 예고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또 2011년에는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 남아 있던 상황이지만 지금은 미국 경제가 의외로 회복세에 있고 기업 실적도 잘 나오고 있어서 영향이 미미할 거라는 시각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신중론 - 계속되는 재정적자가 미국 금리에 미칠 영향

다만 2011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신용평가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을 하는 게 미국의 재정 적자 문제인데, 앞으로 미국의 재정 적자 문제가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는 과거에 비해 많이 올라간 상황인데 여기서 금리를 더 올리게 되면 늘어난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부채 문제와 재정적자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채 문제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지금과 같은 고금리를 계속 유지하는 게 힘들다는 것을 미국 정부도 잘 알고 있다. 물론 기준금리가 국가 부채 문제 하나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신용등급 강등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기준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정부 부채 문제로 이번 피치의 결정처럼 신용이 하락하고 야당의 잔소리가 계속되면 정부 재정을 덜 써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고, 정부가 재정을 덜 쓰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제 분야가 많아지므로 금리를 낮추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 결정은 2011년 때처럼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미 2011년의 경험으로 학습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건실하다는 판단이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미국의 부채 증가와 재정 적자 문제는 어떻게든 해소되어야 하는 근본 문제이므로, 앞으로 미국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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