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김난도 교수의 2024년 트렌드 코리아에는 2024년에 우리 사회에 중요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10가지 키워드와 설명이 제시되었다. 제일 먼저 시간을 쪼개고 아끼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를 분초사회라는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분초사회의 뜻, 시간 저글링, 두괄식 사회 등의 실제 사례, 배경, 기업 경영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자.
2024년 트렌드 코리아 첫 번째 키워드 '분초사회'
분초사회의 뜻
우리의 일상을 보면 11시 37분에 회의가 있다든지, 지하철에 탈 때 나도 모르게 환승이나 도착 출구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발견하게 된다. TV만 보기에는 시간이 허비된다는 생각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신문, 잡지를 손에 잡는다.(뭐 하나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분초사회’는 이처럼 시간의 분과 초까지 아끼면서 시간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기게 된 사회를 가리키는데,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주) 우아한 형제들 홈피에 소개된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를 보면 제일 첫 번째에서 이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쓰레기는 먼저 본 사람이 줍는다
-휴가나 퇴근 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보고는 팩트에 기반한다
-일의 목적, 기간, 결과, 공유자를 고민하며 일한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
-모든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창출과 고객만족이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
위 내용을 보면 시간 개념뿐 아니라 직장 생활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달해 준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사람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시간이 중요한 시대(분초사회 사례)
우리 사회가 분초사회로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히 더 바빠져서라기보다는 돈을 중요시하던 것에서 시간을 중요시하는 것으로(적어도 돈과 시간을 동등하게 보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인데, 분초시대를 실감하게 해주는 생활 속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가성비보다 시성비
인터넷 쇼핑이 일반화되자 물건 하나를 살 때 몇십 분에서 몇 시간의 시간을 써서라도 괜찮은 물건을 100원이라도 싸게 사기 위한 ‘최저가 검색’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들여서라도 가성비를 따지던 것에서 이제는 시성비를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쇼핑에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예전에는 일단 어느 동네에 자기 집을 구하면 직장이 멀어져도 전철과 버스를 타며 매일 두세 시간을 길바닥에서 소비하곤 했다. 요즘엔 직주근접을 선호해서 월세나 전세를 얻더라도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을 선호한다.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 너무나 아까운 것이다.
또 코로나를 겪으면서 재택근무, 유연근무를 경험한 이후 재택유연 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집에서 편하게 일한다는 것에서 나아가 내가 내 시간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사용하고 출퇴근에 허비되는 시간을 아끼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시간 조각내기
직장에서 월차나 연차를 사용하던 것에서 이를 쪼개어 반차 또는 반반차를 내고 있다. 내 월급이 얼마냐라는 인식에서 내 시급은 얼마일까를 따져보는 시대가 되었다. 내 한 시간의 노동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지를 셈해보는 시대인 것이다.
시간 저글링
시간 저글링은 시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같은 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말한다. 한 가지 일만 하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것이다. 자율주행으로 운전하면서 밥을 먹거나 화장을 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운전 중에 손이 핸들을 일정 시간 잡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리는 자동차가 있는데 미국 쇼핑몰에는 사람의 손 대신 핸들을 잡아 주는 장치가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안전상의 이유로 판매 금지)
우리 주변만 둘러봐도 젊은 층의 손놀림을 보면 휴대폰 앱을 한 가지만 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러 개의 앱을 현란한 손가락질로 동시에 사용한다. 나만 보아도 TV 보면서 핸드폰을 하고 있다.
두괄식 사회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을 미리 보는 것을 꺼려해서 ‘스포금지’, ‘스포주의’라는 말을 많이 썼지만, 요즘에는 ‘스포포함’이 더 자연스럽다. 결론을 미리 보고 콘텐츠 소비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인 것이다.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봄으로써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각 잡고 보는’ 시대가 되었다.
빠른 배속과 자막
1.5배속, 2배속 등 배속 기능을 통해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한다. LG 유플러스 통계에 의하면 고객의 39%가 드라마를 볼 때 빠른 배속을 누고 있다고 한다. 빠른 배속으로 보면서 한국어 자막을 켜 놓는 경우도 일반적인 풍경이다.
실패 없는 소비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실패 없는 실패 없는 선택과 소비를 하려고 한다. 실패 없는 쇼핑, 실패 없는 영화 관람, 실패 없는 콘텐츠 소비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위에서 말한 두괄식 사회 현상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선물하는 사람이 주는 선물을 좋든 싫든 받았고 고마워했지만, 요즘에는 대놓고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지 물어본다. 아니면 내가 받고 싶은 위시리스트를 SNS에 올려놓으면 지인들은 위시리스트를 보고 선물을 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분초사회의 배경
우리 시대가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1분 1초를 아끼는 사회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
경험 경제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바뀌고 있다. 소유 경제 시대에는 내가 가진 소유물이 나를 표현했고, 폼나는 소유물을 가지기 위해 경제적 활동에 시간을 쏟아부어 돈을 벌었다.
요즘에는 근사한 곳에 여행을 간다든지,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했다든지 하는 경험들에 만족하고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치 있는 경험을 위해서는 돈도 필요하고 시간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시간에 대한 인식
시계를 차고 다니던 시대에는 시계마다 시간이 조금씩 달라서 시간을 조금 어겨도 되었지만 이제는 핸드폰으로 모두의 시간이 분초까지 정확히 동일해져서 시계를 핑계 댈 수 없게 되었다. 상대방의 시간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 유연 근무를 경험하게 되었고, 각자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시간관리를 하게 되었다. 이를 시간의 초개인화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내 시간을 내 재량껏 쓰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시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시간 도둑
우리 주변에 시간 도둑이 너무 많아졌다. 보아야 할 드라마, 영화, OTT들이 넘쳐나고 있다. 콘텐츠를 보지 않으면 학교나 직장에서 대화에 끼기 힘들게 되어 내 시간을 들여야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분초사회와 기업들이 할 일
예전에는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투는 전쟁이었지만, 이제는 고객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전쟁이 되어야 한다. 기존 플랫폼은 무엇을 많이 팔까에 집중하였다면 요즘에는 플랫폼 안에 키우기 게임 등의 게임 요소를 추가시켜서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 하고 있다.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즐겁게 기다리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주체적으로 사용하려는 분초사회를 맞아 고객의 시간을 기업의 서비스 때문에 낭비하거나 실패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고객이 기업 플랫폼에서 머무는 시간을 의미 있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고객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고객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김난도 교수의 2024년 트렌드 코리아에 소개된 키워드 중에 ‘분초사회’의 뜻과 사례, 배경, 기업 경영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았다. 공기, 물, 산소, 햇빛, 나무 등 가장 흔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게 된다. 분초사회 포스팅을 통해 가장 흔하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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