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모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유출, 산업기술 인재유출 현황 천인계획

메모한장 2023. 6. 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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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빼내어 중국에 복제 공장을 지으려던 일당이 붙잡혔다. 그런데 이번 기술유출의 핵심인물이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서는 너무나도 유명한 반도체 업계의 원로로 인물이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의 전모와 중국의 천인계획 등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 상황을 되짚어 본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유출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유출 사건의 전모를 살펴보자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유출과 산업 스파이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유출

6월 12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설계도를 빼돌려 중국에 똑같은 복제 공장을 지으려고 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임원 출신의 최 모(65)씨가 구속 기소됐다. 최 모씨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달인으로 불렸을 정도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권위자였다.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된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을 빼돌려서 중국에 아예 공장을 똑같이 지으려고 했던 것인데, 공정 배치도와 설계 도면을 입수해서 삼성전자 공장과 똑같은 쌍둥이 공장을 지으려다가 실패했다.

 

이번에 중국에 지으려고 했던 짝퉁 반도체 공장은 30 나노 이하급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는 공장으로 알려졌다. 지어질 예정이었던 중국 공장의 위치가 중국 시안의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불과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더욱 충격을 준다. 

 

 

 

 

최 모씨의 경력

반도체 공장이라는 것이 설계 도면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지금 반도체 업계에 가장 충격을 주고 있는 사실은 이번 기술 유출을 주도한 사람이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 과거 하이닉스 반도체의 부활을 주도하며 '구국의 영웅'으로 불렸던 최 모(65) 씨라는 사실이다.

 

최 모씨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의 달인으로 불렸을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로 1984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서 18년간 삼성그룹 기술 대상을 3번이나 탔다.

 

2001년 하이닉스로 옮겨 부사장을 지내다가 사장 후보까지 올랐지만 사장이 되지는 못하고 2010년 하이닉스를 나온다. 2002년 하이닉스가 유동성 위기로 미국 마이크론에 인수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는데 최 모 씨가 외환은행에 찾아가서 반도체 공정 도면을 보여주면서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득해서 인수를 막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최 씨는 2003년 제조본부장이 되면서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킨다. 2005년까지 세계 최저 메모리 제조 원가, 세계 최고 생산량 확대 등의 기록을 쏟아내며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최 모씨의 기술유출 과정

이렇게 업계의 영향력을 발휘하던 사람이다 보니까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출신의 반도체 핵심 인력을 200여 명을 빼갔다. 반도체 업계에서 발이 넓고 국내보다 두 배 높은 연봉을 주고 자녀 교육비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최 씨는 STX솔라 대표, 한화큐셀 CTO를 역임하다가 2015년 사임한 후, 2015년에 대만의 한 기업으로부터 약 8조 원의 투자 약정을 받고, 싱가포르에 진세미라는 반도체 컨설팅 업체를 차린다.

 

진세미는 2018년 8월부터 삼성전자의 공정 배치도와 설계 도면을 하나하나 빼내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중국 청두시로부터 4,600억 원을 투자받아서 CHJS(청두가오전)라는 생산 공장을 지었고, 삼성의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시제품까지 생산한 것으로 이번에 드러났다.

 

과거에도 개별적인 기술 유출은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바로 옆에 통째로 공장을 복사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CHJS가 공장을 짓고, 시제품도 빨리 나온다 싶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이번 검찰의 수사는 사실 삼성전자가 직접 검찰에 형사고발하여 진행되고 있다.

 

대만 업체의 8조 원 규모의 투자가 불발되면서 복제 공장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계속 투자가 이뤄졌다고 하면 시제품까지 나온 마당에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던 상황이다.

 

현재 중국의 투자와 유출된 기술로 운영되는 CHJS 공장은 중국과 진세미 측의 지분이 6:4인데 증자 과정에서 진세미가 추가 자본금을 납입하지 못해 지분율이 20% 중반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조만간 청두시 측으로 인수될 위기에 봉착해 있다.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출된 반도체 기술의 종류와 피해규모

이번 최 씨와 그 일행이 빼낸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을 해볼 수 있다. 국가 핵심 기술에 속하는 '반도체 공장 BED'라는 기술이 있는데, 반도체 공장 BED의 "공장 설계, 공장 도면, 공정 배치도"가 유출된 것이다.  

 

반도체 공장 BED는 반도체 제조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클린룸과 관련된 기술이다. 최적의 반도체 생산을 위해 불순물이 거의 없는 최적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술로, 삼성전자의 수십 년 노하우가 압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이번 공장 도면 유출 사태로 최소 한 3천억 원에서 많게는 수조 원 가치의 삼성전자 핵심 기술과 영업 비밀이 침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일단 최 모 씨를 구속 기소했고, 적극 가담했던 전직 삼성전자와 계열사 직원 5명 그리고 전직 협력업체 직원까지 총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최 씨는 현재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고, 최 씨 측은 기술 유출을 들킨 일부 직원이 자기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하면서 반박하고 있다. 본인이 빼내간 기술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기술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기술유출 현황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야 되는 입장인데 끊임없이 기술유출이 이루어지고 있고, 단속은 어렵기만 하다. 전직 임원이나 직원들을 일일이 사전 단속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 시점이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둘러싸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미묘한 상황이어서, 중국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실제로 최근 국내 반도체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된 기술이 36건이 유출됐다. 이 중 대부분이 반도체로, 전체 피해 예상액이 25조 원이 넘는다.

 

 

 

 

중국의 천인계획과 인재 유출

도면을 빼내고 자료를 복사하는 기술 유출도 굉장히 큰 부분이지만,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인적 해킹이라고 불리는 '사람 빼오기'라는 지적이 있다. 

 

대만에서는 반도체 관련 전공을 한 외국 인력은 석박사급이 아니더라도 파격적인 체류 조건을 제시하면서 끌어들이고 있고, 중국의 경우에는 과학기술 인재를 중국에 유치하는 사업 중 하나인 천인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에는 우리나라의 한 대학병원에서 빼돌린 의료용 로봇 설계 도면으로 천인계획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연구를 진행한 사례가 있다. 천인계획은 사실상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계획인지 산업 스파이 유치 계획인지 경계선이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보완 대책도 필요하지만 일단은 인재 유출부터 최대한 막아야 되고,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유명인사가 핵심 인물로 연루되어 충격을 주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유출 사건의 전모와 중국의 천인계획을 살펴보았다. 사실 우리나라의 산업이 성장해 온 역사를 돌이켜 보면 다른 선진국들의 기술을 배우고 모방하고 따라 했던 시절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핵심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켜야 하는 수비수의 입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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