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모

LH 순살아파트 명단, 무량판 구조란?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와우아파트 삼풍백화점

메모한장 2023. 8. 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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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9일 LH가 시행하고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여 건설 중이던 인천 검단 자이 안단테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이 붕괴된 이후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곳 지하주차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가 나왔고, 15곳에서 철근이 빠져 있어 이른바 순살아파트 충격을 주고 있다. 무량판 구조의 특징과 LH 순살아파트 15곳 명단과 누락 원인, 삼풍백화점 등 유사 사례를 살펴보자.

 

 

순살아파트
순살아파트 무엇이 문제일까?

 

 

LH 아파트 무량판 구조 지하 주차장 91곳 전수조사

 

 

 

 

 

LH 아파트 91곳 지하주차장 전수조사 결과

2023년 4월 29일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의 주차장 상판 붕괴 사고 이후 LH는 LH가 발주한 아파트 중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곳을 전수조사했고, 규정보다 철근을 적게 넣은 아파트 15개 단지를 적발했다. 이중 9곳은 입주가 끝났거나 입주를 진행 중이고, 6곳은 공사하고 있는 곳이다.

 

15곳의 명단이 공개되었는데 공사 지구명과 철근 누락 개수, 누락 원인 등은 아래의 표를 참고 바란다. 지역별로는 오산세교, 파주운정, 남양주 별내, 충남 아산탕정, 음성, 양주화천, 양산사송 등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다.

 

 

 

 

 

LH아파트 무량판구조 지하주차장 전수조사 결과 철근이 부족한 15곳 명단 [국토교통부]

구분 지구명 입주 철근누락 수/
무량판 기둥수
누락원인 보강방법
보강비용(백만 원)
공사기간


파주운정 A34 완료 12/331 구조계산 누락
(계획 변경구간의 계산누락)
슬래브보완
52
8.10
충남도청 이전신도시
RH11
입주중 13/336 도면표현 누락
(전단보강상세도에 누락)
슬래브보완
160
7.31
(완료)
수서역세권 A3 입주중 5/345 도면표현 누락
(전단보강상세도에 누락)
기둥신설
슬래브보완
42
6.27
(완료)
수원당수 A3 입주중 9/325 구조계산 누락
(계획 변경구간의 계산누락)
슬래브보완
39
5.31
(완료)
오산세교2 A6 예정 75/90 착공도서(상세도) 누락 기둥신설
슬래브보완
600
8.30
남양주별내 A25 완료 126/302 다른층 도면으로 배근 슬래브보완
750
9.30
음성금석 A2 완료 101/123 다른층 도면으로 배근 슬래브보완
600
9.30
공주월송 A4 완료 조사중/345 단순누락 미정 9.30
아산탕정 2-A14 완료 조사중/362 단순누락 미정 9.30


양주화천 A15 예정 154/154 구조계산 누락
(전구간의 전단계산누락)
기둥신설
슬래브보완
809
8.10
광주선운2 A2 예정 42/112 구조계산 오류
(계산식 오류)
슬래브보완
257
8.20
양산사송 A2 예정 7/650 단순누락 철근콘크리트
상부보완
25
8.10
양산사송 A8 예정 72/241 구조계산 오류
(보강근 적용구간 오류)
철근콘크리트
상부보완
254
8.20
파주운정3 A23 예정 6/304 구조계산 누락
(계획 변경구간의 계산누락)
철근콘크리트
상부보완
20
8.10
인천가정2 A1 예정 37/109 구조계산 오류
(전단보강 철근량 부족)
기둥신설
100
8.20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공사만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재 우리나라 아파트 공사가 광범위하게 부실하게 공사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철근 누락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 등 일반인이 알기 힘든 다른 문제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이다.

 

 

인천 검단 아파트 입구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모습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모습2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현장

 

 

LH 아파트 전수조사 중 15곳 철근누락 내용

LH는 인천 검단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이후에 다른 현장의 아파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LH가 발주한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곳의 지하주차장의 철근을 전수조사했고, 7월 31일 발표에서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되어 있는 사실을 발표한 것이다.

 

설계 도면을 확인하고, 초음파를 이용한 비파괴 검사 장비로 기둥과 천장 안에 있어야 되는 철근이 제대로 있는지를 검사했다. 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 철근이 들어가 있어야 되는데 결과적으로 6곳 중에 한 곳은 철근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세부 내용이 더 충격적인데, 경기 양주 회천의 한 단지는 보강 철근이 있어야 되는 기둥 154개 가운데 154개 모두가 빠져있었고, 음성 금석의 한 단지도 123개 기둥 가운데 100개 넘게 철근이 빠져 있었다. 요즘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는 ‘순살아파트’라는 말이 이제는 농담처럼 안 들리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무량판 구조 아파트란?

 

 

아파트의 3가지 구조
아파트를 짓는 3가지 구조: 벽식 구조, 기둥식 구조, 무량판 구조

 

 

이번 조사 대상은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 주차장이 대상이었다. 아파트를 짓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벽식 구조

첫 번째로 대부분의 옛날 아파트는 내력벽이라는 단단한 내부 벽체가 천장 하중을 모두 받아내는 구조로 ‘벽식 구조’라고 부른다. 벽이 기둥 역할을 하는 구조로 층간 소음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둥식 구조

두 번째는 '기둥식 구조'로 한옥집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인데 천장에 수평의 대들보가 있어 지붕 무게를 분산시켜 주는 구조다.

 

 

 

 

 

무량판 구조

세 번째 '무량판 구조'는 수평으로 들어간 대들보도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떠받치는 구조다. 이 구조는 기둥을 타고 소음이 자연스럽게 내려가기 때문에 층간 소음이 기존 방식보다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대들보 공간이 비어서 천장도 높게 지을 수 있고, 공사비도 줄어든다.

 

무량판 구조의 단점은 하중을 수평으로 분산시켜 주던 대들보가 없어서 기둥이 천장 무게를 지탱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철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넣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여서 약한 기둥을 보강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와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에서 보듯이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철근보강이 생략되어 버리면 천장이 주저앉아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LH 아파트 전수조사 15곳의 철근누락 원인

7월 31일 발표 내용을 보면 국토부 전수조사 중에 발견한 15곳의 철근누락 원인은 총 3가지다.

  • 설계사가 계산한 값을 시스템에 잘못 입력한 경우가 있다.
  • 시공 중에 건축설계가 변경될 경우 바뀐 설계도면이 시공현장에서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경우가 있다.
  • 시공하는 작업자들이 도면을 잘못 읽어서 철근이 빠졌다.

LH의 설명까지 종합해 보면 적발된 15곳 모두 잘하려고 했는데, 잘못 입력했다든지 설계가 바뀌었는데 소통이 잘 안 돼서 그랬다든지 하는 일종의 실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어떤 사례에서도 원가 절감이나 횡령과 같은 과거 부실공사 사례에서 접해왔던 원인은 한 건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차라리 자재값을 아끼려는 욕심이 생겨서 철근을 빼먹었다고 하면 원인이 명확하니까 해결도 쉬울 텐데, 일부러 철근을 빼돌린 건 아니고 이런저런 실수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니 답답함과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이렇게 수십 군데에서 실수가 발생하는 상황이면 면허를 가지고 운영하는 설계회사, 건설회사, 감리회사에 대한 믿음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90곳 중에서 15곳이면 17%의 확률로 실수가 발생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과연 실수로만 치부할 수 있는지 답답한 것이다.

 

 

 

 

 

향후 대책과 반응

정부는 대책을 발표하고 국토부 장관은 당사자들을 안심시키려는 발언을 했지만 오히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쫓기듯 내놓는 대책과 발언보다 국민들은 진정성 있는 근본적인 대책과 철저한 실행을 원하지 않을까? 철근이 왜 부족하게 들어가고 있는지 근본 원인을 파헤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15곳 보강대책

국토부는 발견된 15개 단지의 부실공사를 보강하기 위해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보강이 끝난 곳이 3곳, 보강 중인 곳이 3곳, 보강할 곳이 9곳이 남았다. 보강 방법은 기둥 위에 올라가 있는 상판(슬라브)을 두껍게 다시 제작하거나, 기둥을 추가로 더 세우는 방식으로 하중이 분산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장관의 발언과 반응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문제가 된 LH 아파트는 무량판을 적용한 지하주차장의 기둥 부위에 해당하고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부분에 대한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이에 대해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하 주차장이라고 해서 사람이 안 다니는 곳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차량이나 사람이 빈번하게 오가는 곳이고, 전면 재시공이 아닌 기둥 몇 개 더 세우거나 보강하는 것으로는 안심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만약 화재가 나서 소방차가 그 위에 진입할 일이 생긴다든지, 갑자기 행사를 하게 되어 아이들과 사람들이 몰리는 경우 설계보다 더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민간 아파트 추가 조사

정부는 앞으로 2017년 이후 준공된 민간 아파트 약 290여 곳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또 경실련은 이번 사태를 LH 출신들이 퇴직 후에 민간 건설사로 진출하면서 생긴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실력 있는 감리 업체가 감리를 맡는 것이 아니라 LH 직원과 친한 선배가 있는 감리 업체가 공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공사 부실을 짚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형 건물 붕괴사고 사례와 시사점

과거 대표적인 아파트와 빌딩의 붕괴사례를 살펴보고, 현재의 문제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에 대한 실마리로 참고하면 좋겠다.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1970년 4월 8일 마포구 창전동의 와우 시민아파트 19개 동 중에 1개 동이 무너졌다. 짧은 공사와 저비용 공사라는 한계 속에서 무면허 토건업자가 지반공사를 빼먹었고, 하중을 너무 낮게 잡아 설계되었고, 철근이 적게 들어가고 콘크리트 강도도 형편없었다.

 

 

 

 

 

총체적인 부실 속에 지어진 와우아파트는 1969년 12월 26일 완공되어 입주가 시작된 후 이듬해 4월 1동이 무너진 것이다. 70여 명이 매몰되어 34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했다. 총 19개 동 중 1개는 붕괴, 3개는 곧바로 철거되었고, 나머지 15동에는 주민들이 불안 속에 살다가 완공 후 7~22년 동안 5차례에 걸쳐 철거되었다.

 

 

와우아파트 붕괴 현장
와우아파트 붕괴 현장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삼풍백화점은 무량판 구조를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이 붕괴의 주요 원인이었다. 종합상가로 우성건설이 시공하다가 완공 무렵에 건축주가 건물 용도를 갑자기 백화점으로 변경하고 원래의 4층에 1층을 추가로 시공한다. 이 과정에서 우성건설이 거부하자, 삼풍건설산업으로 시공사를 바꾸어 버린다.

 

 

 

 

 

삼풍백화점은 무량판 구조로 기둥과 위층 바닥 사이에 보조 지판을 설치하여 연결을 강화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지판이 얇거나 아예 없도록 시공되었다. 이에 더해 백화점의 잦은 용도 변경, 무거운 옥상 에어컨 냉각탑 설치로 1989년에 개장한 삼풍은 결국 1995년 6월 29일 무너져 사망자 502명, 실종자 30명, 구조자 40명, 부상자 937명이 발생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인천 검단 아파트의 붕괴 사고 전에 가장 최근에 일어난 무량판 구조 관련 사고다. 2022년 1월 11일 신축 중인 아파트 일부가 무너졌는데 이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였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는 무량판 구조의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가 충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고, 콘크리트 지지대를 조기에 철거한 점, 콘크리트 강도가 약한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당시 멀쩡하던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사고에 아연실색한 경험이 있다. 21세기에 들어서서도 건설 현장의 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번 인천 검단 아파트의 붕괴사고를 발판 삼아 도대체 무엇이 원인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지혜를 모으고, 정부가 발표하는 구호성 대책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생활 현장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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