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2023년 6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었다. 시장 전망치보다 약간 낮게 나온 가운데 미국 주식 시장은 미국 금리 하락에 대한 긍정의 신호로 해석하여 이틀 연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은 크게 CPI와 고용지표를 기반으로 결정하는데 향후 미국 금리의 상승, 동결, 하락 전망은 고용지표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미국 CPI와 미국 금리 전망
6월 미국 CPI(소비자 물가지수)
2023년 6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가 작년 6월 대비 3% 오른 것으로 나왔다. 시장 전망치가 3.1%였고, 예상 전망치보다 살짝 낮게 나왔고, 2023년 5월보다는 1% 둔화됐다. 사실 작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9.1%로 매우 높게 나왔었기 때문에 기저 효과가 많이 작용했다.
기저효과 : 경제지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
예 1) 호황기 경제지표를 기준시점으로 잡아 현재 경제지표를 비교하면 경제지표가 실제 상황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
예 2) 미국 CPI가 매우 높았던 작년 6월을 기준으로 올해 6월 CPI를 보면 소비자물가가 많이 안정화된 것으로 보이는 현상
에너지 물가 지수가 1년 전보다 17% 정도 하락한 것이 전체 물가 지수의 상승폭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휘발유 26.5%, 천연가스 18.6% 하락 등 에너지 가격이 많이 내린 덕분에 물가가 많이 내렸다.
작년에 에너지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올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많이 내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작년에 물가를 끌어올린 중고차 가격이 한 달 사이 0.6% 하락했고 보복 여행 수요로 치솟았던 항공료도 한 달 사이 약 8% 정도 하락한 것도 물가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주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국제유가를 빼고 다시 계산한 물가 지수는 작년 6월 대비 4.8%로 여전히 높게 나오고 있는데, 여기서 차지하는 품목은 서비스 물가와 주거비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들의 둔화 폭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요약하면 미국 물가 전체는 1년 전보다 3% 정도 오른 것으로 나왔고 에너지와 식량을 제외하면 5%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다.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우리가 미국의 물가에 관심이 많은 것은 미국 물가가 미국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주고, 미국 금리는 또 우리의 재테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미국 CPI가 1년 전보다 3% 오른 것으로 나온 결과는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움직이는 쪽으로 영향을 줄까?
7월 12일 미국 CPI가 발표되고 나서 미국 증시가 많이 올랐다. 미국 주식 시장은 “이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 연준이 금리를 그만 올리겠구나”라고 반응을 한 것인데, 연준이 금리를 그만 올릴 거라고 보는 건 아직은 섣부른 전망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소비자 물가지수만 보면 둔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최근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물가 상승률과 고용 상황이어서 고용 상황은 어떤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은 일하려는 사람을 찾으려는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늘고 소비가 늘면 물가가 다시 오르게 된다. 임금 상승이 계속되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 물가가 급등했던 이유는 원자재나 부품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서 물가 오름세가 오래가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 이긴 했는데, 최근에 물가가 오르는 건 임금이 오른 것과 관련이 된 것이어서 경기가 매우 나빠지지 않는 한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인플레이션이라는 게 문제다.
미국 고용지표와 임금 상승 압력
7월 초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를 보면 여전히 일하려는 사람보다 일하는 사람을 찾는 수요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월평균 근로자 임금도 작년에 비해 4% 넘게 올랐고, 물가 상승률 둔화만을 근거로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안 올릴 거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미국은 왜 이렇게 직원 찾는 사업장은 많은데 일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을까? 현재로서는 명확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이런저런 해석들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갑자기 닥친 코로나로 대규모 실직 사태의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에 그 공백을 아직 다 채우지 못해서 그렇다는 해석도 있고, 코로나 시기에 베이비붐 세대들이 고령화로 대거 은퇴하는 바람에 미국의 노동인구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s) : 1946년(77세)부터 1964년(59세)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킨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의 호황을 이끈 세대로 2010년대에 은퇴해야 하는 나이지만 2008년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베이비 부머들의 자산이 타격을 받으면서 은퇴를 미루면서 청년 취업난이 늘었다가, 코로나로 이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노동인구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오히려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해석으로 코로나로 해고됐던 근로자들이 최근에 일자리를 구하긴 하는데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하는 바람에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해석도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 마트에서 일을 했던 사람이 호텔에 취업을 하면 아무래도 일이 익숙지가 않아서 예전 같으면 한 명이 할 일을 지금은 2명이 하다 보니 더 많은 근로자를 채용해서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얘기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은 미국의 노동시장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 미국에서 근로자를 채용하는 게 쉬워졌다는 뉴스가 언제 나오느냐를 보고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CPI가 안정을 찾아가는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고용시장에서 인력 채용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 변수는 연결되어 있고,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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