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녀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

7월 4일 정부가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발표 자료를 내놓았다. 전세보증금, 주거 지원, 영세 상인 대책 등 각종 민생정책이 발표되었는데 그중 증여세 관련 내용을 살펴보자. 지금은 증여세 없이 물려줄 수 있는 돈이 10년 동안 5천만 원이 최대인데, 자녀가 결혼할 때에 이 한도를 늘려주는 것을 검토한다고 한다. 증여세 규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살펴보자.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으로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가 검토되고 있다

 

 

결혼자금 증여세 현행 규정과 향후 개정 내용 및 전망

 

현행 증여세 규정

 

 

 

 

증여는 살아생전에 내 재산을 타인에게 주는 것을 말하는데, 증여는 다양한 관계에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주로 부모가 자식한테 주는 게 일반적인 경우다.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 존속이 자녀나 손주에게 증여를 해줄 때 무조건 세금을 내는 것은 아니고 일정 금액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증여공제라는 제도가 있다.

 

현행 증여세 규정으로는 자녀 또는 손주가 미성년자면 10년 동안 2천만 원까지의 증여는 세금을 안 내도 되고, 성년이면 5천만 원까지는 세금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 5천만 원을 넘기면 과세 표준별로 10~50%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이 2천만 원, 5천만 원이라는 기준은 2014년에 정해진 후에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어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10년이 될 때까지 물가도 올랐으니 증여세 세금공제 한도도 상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어왔다.

 

 

 

 

결혼자금 증여 규정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증여세 공제 한도를 늘리기는 하는데, 전체를 늘리는 것은 아니고 결혼 자금에 한해서 확대를 검토한다고 한다. 결혼과 저출산 대책으로 혼인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서 증여세에 대한 부담을 좀 줄여주자는 취지인데, 혼인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인 셈이다.

 

그동안은 자녀가 결혼할 때 집을 사주거나 몇 억씩 전세자금을 지원해 주면 증여 신고를 하고 5천만 원까지는 공제받은 다음에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결혼 자금으로 부모의 도움을 받을 때는 일정 수준까지는 세금을 매기지 않아 왔다. 

 

 

 

 

사회 통념에서 금액 명시로

지금까지는 혼수용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에 대해 사회 통념상 그 금액이 너무 크지 않으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굳이 그런 것까지 세금을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규정이 있는데 그 액수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사회 통념상 결혼할 때 여유가 있으면 부모가 자녀한테 1천만 원 정도는 지원해 줄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10억을 준다라고 하면 이건 결혼 지원이라기보다는 부의 이전으로 본다는 것이다.

 

금액에 대한 수준은 사회 통념상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정해지는데, 사실상 이 부분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혼할 때는 부모가 준 돈에 대해 문제 삼지 않다가 다른 이유로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결혼할 때 받은 자금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어왔다. 

 

 

 

 

이번 세법 개정에서는 이러한 결혼 자금에 대한 증여세 공제 한도를 명문화해서 결혼 때 부모로부터 받는 자금 중 세금 공제받는 액수를 정해서 이 금액은 빼고 계산할 수 있도록 명시화한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한도 금액은 발표되지 않았고, 논의를 거쳐 세법 개정 단계에서 구체적인 금액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정책이 저출산 대응책이라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것인데, 실제로 부모님한테 결혼 자금을 지원받을 때 증여세가 부담돼서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긴 하다.

 

그냥 증여세 한도에 그동안의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 것을 현실화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발표 중에 결혼 자금 증여세의 공제 한도 금액을 상향 조정한다는 소식을 살펴보았다. 지금까지는 사회통념상 형편에 맞게 자녀에게 결혼 자금을 주던 것이 증여세 세금 공제 금액이 법으로 정해지면 부모에게는 자녀가 결혼하면 이 정도 금액은 해 줘야 된다는 부담으로 다가올까 우려된다. 이래 저래 돈으로 관계가 규정되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