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모

엔비디아 GPU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 강화, A100에 이어 A800까지?

메모한장 2023. 7. 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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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마지막 주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6월 26일 401까지 떨어졌다가 6월 30일 423.02로 반등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 중인 반도체를 미국 정부가 앞으로 더 강하게 규제할 예정이라는 보도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향후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엔비디아 중국 수출 규제 내용을 살펴보자.

 

 

엔비디아 A100 GPU반도체
2022년 8월 중국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A100 GPU반도체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중국 수출 규제와 엔비디아의 대응

 

 

 

 

시스템 반도체 중국수출 규제 배경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가 만드는 고성능 시스템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도됐다. 엔비디아와 AMD는 암호화폐 채굴, AI 인공지능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매출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2022년 9월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 ‘A100’, ‘H100’의 중국 수출을 막은 바 있다. 엔비디아의 GPU 반도체는 쳇 GPT 같은 생성형 AI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군사용 목적으로도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

 

같은 반도체로 인공위성 촬영 이미지를 처리하거나 정보 당국이 감청한 채팅 이메일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등의 군사용 첨단 기술에도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어서 미국 정부는 중국 군이 엔비디아의 GPU 반도체를 군사용으로 사용할 위험이 크다는 명목으로 수출을 막았던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과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고성능 A100대신 저성능 A800

당시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최신 GPU 제품에 비해서 데이터 전송 속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수출 규제 기준을 넘지 않는 성능이 저하된 저성능 반도체를 만들어서 중국에 공급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A100 대신에 A800을 공급해 왔다.

 

 

 

 

당시 미국 정부가 만든 수출 규제 기준을 살펴보면, 예를 들면 ‘칩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당 600기가 바이트를 넘으면 수출을 규제한다’라는 식이었는데, 엔비디아 최신 칩 A100은 초당 600기가를 전송해서 수출 규제에 걸리고, 이 속도보다 낮은 초당 400기가를 전송하는 반도체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했던 것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시스템반도체 A100
엔비디아의 최신 GPU 시스템반도체 A100

 

 

중국 반도체 시장은 매우 큰 규모로 반도체 업계의 큰 손이기 때문에 엔비디아로서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엔비디아로서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저품질의 반도체를 별도로 만들어온 것이다.

 

중국 입장으로서는 고성능 칩 하나 꽂을 자리에 저성능 칩 3개를 꽂아서 쓰고 있는 형편인데, 속도가 좀 떨어지긴 하지만 어쨌든 사용은 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미국 정부의 규제 기준이 이런 점까지 감안하지 못한 점이 있어 이번에 규제 개편을 통해 저성능 반도체까지도 중국 수출을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엔비디아, AMD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

미국 정부로서는 최신 기술 제품의 중국 상륙을 막으려는 의도가 분명하지만, 엔비디아나 AMD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은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 당장 6월 20일 43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엔비디아 주가는 중국 수출 규제 소식과 함께 400 초반 대까지 주가가 하락했다가 6월 30일 423.02까지 회복하는 등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MD 또한 6월 13일 132.83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6월 마지막 주에는 107포인트 근처까지 떨어졌다가 6월 30일 113.91로 마감되어 엔비디아 주가보다 좀 더 큰 폭의 출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의 강도와 기간 등에 따라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업계의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회 경로

미국 정부가 작년에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 수출을 막았지만 지금 중국 전자제품 도매 시장에 가보면 최신 반도체와 거래가 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물량이 많지 않아서 판매 가격보다 2배 정도 비싸게 거래되기는 하지만 어쨌든 비공식적인 경로로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가 중국에서 유통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일본 정부도 일본 기업들이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을 막고 있는데 알고 보니 다른 나라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일본 제품이 러시아로 들어가고 있는 게 얼마 전에 확인이 됐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저성능 반도체까지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엔비디아 역시 얼마든지 우회 경로를 통해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반도체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 초반 미국과 중국은 군사,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보다는 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며 점점 갈등의 모습이 노골화되고 있다. 엔비디아 등 시스템 반도체의 중국 수출규제는 그러한 양상의 최신 예를 보여 주는 것으로 한편으로는 정치적 속셈을 가진 미국 정부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미국 기업의 줄다리기 양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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